강원도 광복회장이 춘천 백령아트센터에서 열린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건국절과 관련한 김진태 지사 발언에 항의 하며 퇴장, 강원도가 마련한 광복절 경축식이 파행을 빚었다.
15일 행사장에서 김문덕 도 광복회장은 김진태 도지사의 경축사에 반발하며 행사장을 이탈했다.
이날 김진태 지사는 “도 광복회장님이 대독한 기념사를 들었는데 조금 민망하다”며 “1948년 건국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친일 반(反) 헌법적 일제강점기를 합법화한다는데, 그러면 일제 강점이 없었다는 말이고 우리가 지금 전부 꿈을 꾸고 있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김 지사는 “국가는 국민, 주권, 영토가 있어야 하는데 당시에는 국민으로부터 부여된 통치권이 없었고 주권이 미치는 영토도 없었다”며 “1919년에 대한민국이 건국됐다고 주장하면 나라가 이미 있기 때문에 독립운동도 필요없고 광복 자체도 부정하는 자기모순에 빠진다”고 했다. 그는 “궤변으로 1948년 건국을 부인하면서 대한민국 정체성을 훼손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나라’라는 자학적 역사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라고도 했다.
앞서 이종찬 광복회장의 기념사를 대독한 김문덕 도 광복회장은 “우리 국민은 일시적으로 주권만 빼앗겼을 뿐 나라는 유지하고 있었다”며 “우리나라가 1948년에 건국했다면 이는 반 헌법적이고, 일제강점을 합법화하려는 핑계”라고 했다. 이어 “그동안 건국절 제정 시도는 여러 번 있었지만 국민의 저항에 부딪혀 실패했다”며 “일제강점기 수탈을 합법화하는 건국절 논리는 또 다시 국민의 공분을 사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진태 지사가 발언을 이어가자 김문덕 도 광복회장은 “말을 그런식으로 하냐”고 항의하며 자리를 떴다.
광복절 경축식 파행은 강원도 뿐만이 아니다.
정부는 이날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을 열었으나 광복회를 비롯한 독립운동단체들은 정부 주최 경축식에 참석하지 않고, 효창공원 내 백범기념관에서 별도 기념식을 개최했다. 광복절 행사가 정부 주최 경축식과 독립운동단체 주최 기념식으로 쪼개진 것은 사상 처음이다.